July 05, 2022

정치보복과 사법부의 독립성

정치보복과 사법부의 독립성


많은 사람들이 예상을 했던 것처럼 검찰 출신의 대통령이 등장하며, 각종 비리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공화국, 정치보복이라는 수사를 쓰며 강력히 반발을 하고 있죠.


정치보복 vs 적폐청산(積弊淸算)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은 뉘앙스는 완전히 반대입니다. 적폐청산은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을 깨끗이 한다는 긍정적 의미가 강한 반면, 정치보복은 정치적 이유로 죄를 뒤집어 씌운다는 부정적 의미만 있죠.


하지만, 문제는 현실에서는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을 구분하는 기준이 애매하며, 사람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지지하는 쪽이 당하면 정치보복이고, 자신을 반대하는 쪽을 향하면 적폐청산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전 정권이 정권초기 부터 내세웠던 것이 적폐청산(積弊淸算)이었는데, 정권이 바뀌자 이번에는 정치보복을 중단하라고 공세를 펴는데, 대상이 다르다는 것 외에 차이점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현 정권이 전 정권 보다 더 깨끗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정치성향과 지지층이 다르다는 것을 제외하고 법적, 윤리적 문제만 보면 양쪽 핵심관계자들 사이에 차이점이 뚜렷하지 하지 않다는 것이죠. 


정치보복 vs 협작(挾作)


그러면 결국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적폐청산이든 정치보복이든 반복될테니 그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보통 지난 정권 사람들이 그 주장을 펴죠. 그들의 주장은 간단합니다. 우리는 적폐청산을 했지만, 너희는 정치보복을 중단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것이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보복이 반복된다면 국민들 보기에 좋지 않기는 합니다. 그리고, 보복이 아닌 화해와 통합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정권이 바뀌든, 유지되든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게 될 때 권력형 범죄는 더욱 대담해지고 커지게 됩니다. 화해가 아닌 협작이 판을 치게 됩니다.


말도 안되는 보복을 위한 보복은 중단되어야 하겠지만, 권력이 영원하지 않고 부당하게 휘두른 권력은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알아야지 권력자들이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조심하게 될겁니다.


용서의 주체


권력형 범죄이든, 다른 유형의 범죄이든 용서의 주체는 피해자이지 가해자나 범죄자여서는 안됩니다. 평화와 화해를 위해서 용서를 하라고 가해자나 범죄자, 또는 그들의 대변인들이 목소리를 높여서는 안되고 그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받아들여도 안됩니다.


적폐청산이라고 부르든, 정치보복이라고 부르든 반복되는 수사가 지겹고 보기 안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유형의 범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범죄가 이어지면 수사도 계속되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세우는 것은 '정치보복의 중단'이 아니라 '사법부의 독립성과 정치중립성'을 유지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독립성과 정치중립성은 누가 와서 거저 주는 것은 아닙니다. 법관 개개인의 끊임없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스스로 독립성을 훼손하고, 정치적 성향에 따라 판결하고, 피해자 보다 가해자 입장에서, 약자 보다 강자 입장에서 판결을 한다면 외부의 그 누구도 사법부의 독립성과 정치중립성을 지켜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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